퇴직 후 건강보험료, 세 가지 길
회사에 다닐 때는 월급에서 자동으로 나가던 건강보험료. 퇴직하는 순간부터는 본인이 직접 골라야 하는 문제가 됩니다. 선택에 따라 매달 나가는 돈이 0원이 될 수도, 15만 원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.
1. 피부양자 — 보험료 0원, 단 조건이 까다롭다
직장 다니는 가족(배우자, 자녀 등)의 피부양자로 등록되면 보험료가 0원입니다. 다만 소득 조건이 있습니다.
- 연금·근로·사업·금융소득을 합친 연간 합산소득이 2,000만 원을 초과하면 자격이 박탈됩니다.
- 국민연금만 연 1,440만 원(월 120만 원)을 받아도, 반퇴 소득이 조금만 붙으면 바로 초과할 수 있습니다.
- 자격이 박탈되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그때부터 보험료가 부과됩니다.
반퇴 소득이 있거나 연금액이 큰 경우, 피부양자는 생각보다 유지하기 어렵습니다. "일단 피부양자니까 0원"으로 계획을 세우면 중간에 계획이 흔들립니다.
2. 임의계속가입 — 퇴직 후 36개월, 보험료 절반
퇴직 전 직장에서 내던 방식 그대로, 퇴직 전 보수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되 50% 경감받는 제도입니다. 퇴직 전 월 보수 400만 원이었다면 월 건보료는 약 14만 원대에 장기요양보험료를 더한 수준이 됩니다.
- 적용 기간은 최대 36개월. 이후에는 자동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됩니다.
- 신청 기한이 있습니다. 첫 지역보험료 고지서의 납부기한부터 2개월 이내에 신청하지 않으면 기회를 잃습니다.
-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임의계속보다 싸다면 굳이 고를 이유가 없습니다. 두 금액을 비교하고 결정하세요.
3. 지역가입자 — 소득과 재산으로 계산
위 두 가지에 해당하지 않으면 지역가입자가 됩니다. 보험료는 두 덩어리로 계산됩니다.
- 소득보험료: 공적연금소득의 50%, 근로소득의 50%, 사업소득 전액, 금융소득은 연 1,000만 원 초과 시 전액이 소득으로 잡힙니다.
- 재산보험료: 주택 재산세 과세표준에서 기본공제 1억 원을 뺀 금액을 재산점수로 환산해 부과합니다. 집이 있으면 소득이 없어도 보험료가 나옵니다.
- 여기에 장기요양보험료(건보료의 13.14%)가 더해집니다. 월 하한은 약 2만 원 수준입니다.
정리하면 — 피부양자는 0원이지만 소득 2,000만 원 벽이 있고, 임의계속은 36개월 한시 특례, 지역가입자는 집과 금융소득까지 보는 구조입니다. 내 소득 구성에 따라 유·불리가 완전히 갈리므로, 세 가지를 모두 계산해보고 비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.
본 글은 2026년 기준 제도를 정리한 것으로, 모의계산 결과는 실제 부과액과 다를 수 있습니다. 정확한 금액은 국민건강보험공단(1577-1000) 모의계산으로 확인하세요.